카테고리 없음

[세계문학]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뫼비우스토리 2023. 3. 22. 03:23
반응형

올리버 트위스트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1834년, 영국은 빈민 구제법을 새로 개정했습니다. 공리주의자들은 ‘신구빈법’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사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공리적 원칙에만 집착한 탁상행정은 새로운 폐단을 양산했습니다.

 

빈민 계층의 출산을 막기 위해 남편과 아내를 격리 수용한다던가, 구빈원에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용자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 등 비인간적인 조치들이 시행되었기 때문입니다.

 

3년 후인 1837년,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가 발표됩니다. 소설을 통해 디킨스는 잘못된 법과 제도야말로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가장 잔인한 공적 악행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합니다.

 

약자를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사회구조, 그리고 그 안과 밖에서 자신과 타인을 갉아먹는 존재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한 이 소설은 특히 빈민과 노동자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19세기 영국을 풍미할 스타 작가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소설에서 찰스 디킨스는 창녀 ‘낸시’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공들여 묘사합니다. 진정한 작가라면 필딩, 디포, 골드스미스가 그러했듯 사회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들을 기꺼이 소설에 등장시켜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사회 현실을 미화하고, 삶의 진실로부터 독자를 유리시키는 글쓰기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소매치기, 장물아비, 창녀가 등장하지만 그들의 입에서 거칠고 모욕적인 표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디킨스는 독자들이 인물의 말과 행동이 아닌 필연적인 추론을 통해 세계의 참혹성을 읽어 내기를 원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위선적인 공리주의자들과 부패한 지배층을 묘사하는 데 더 신랄한 언어를 사용합니다.

 

여기에는 디킨스 본인이 열두 살의 어린 나이에 직접 겪은 빈곤과 열악한 노동 환경을 통해 얻은 인식이 배어 있습니다.

 

 

 

특히, 『올리버 트위스트』가 흡인력을 가진 채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변주되며 대중을 열광시키는 데에는 소설이 품은 강력한 이야기의 원형이 작용합니다.

 

특히 아픈 올리버를 보살피던 브라운로 씨가 문득 소년의 외모가 누군가와 닮았다고 느끼며 혼란에 휩싸이는 장면이나, 막 건강을 회복한 올리버가 악당들이 도사리는 시내로 심부름을 떠나겠다고 나서는 대목에서 독자들은 거부할 수 없는 소설적 긴장을 느낍니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야기의 힘, 통쾌함과 감동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수능란한 솜씨에, 왜 이 작품이 ‘어른들의 동화’로 불리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줄거리

영국 작은 마을의 구빈원에서 태어난 올리버는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비참한 환경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죽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가 인근에 살고 있던 장의사의 도제로 팔립니다.

 

어린 소년의 슬픈 표정을 앞세워 장삿속을 채우면서도 학대와 모욕을 일삼는 장의사를 피해 올리버는 런던으로 도망칩니다.

 

그러나 산업화의 열기로 뜨거운 대도시에서 소년 올리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악당 페이긴이 이끄는 범죄 집단 뿐입니다.

 

어린 소년의 위험천만한 생활을 구제하려는 노신사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한 번 발을 들인 범죄 소굴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올리버에게 악행을 가르치려는 지하 세계의 위협과 그럼에도 선한 의지를 잃지 않으려는 올리버의 대립이 거대한 비밀을 품고 유혹과 구원이 교차하는 런던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전개됩니다.

 

 

 

작가 소개-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

1812년 영국 햄프셔 주 포츠머스에서 해군성 경리국의 하급관리였던 존 디킨스와 엘리자베스 배로의 여덟 아이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사립학교에서 잠시 교육을 받았지만 아버지가 빚으로 수감된 후 런던의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씩 일했습니다.

 

중학교를 이 년 정도 다니다가 열다섯 살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환으로 근무했으며, 곧이어 법원 속기사를 거쳐 신문사 기자가 되었습니다.

 

소년 시절부터 고전을 읽어 문학에 눈떴을 뿐 아니라, 기자 생활과 다양한 여행 경험으로 넓은 식견을 갖출 수 있었던 디킨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 빈곤, 부조리한 사회 계급, 그리고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1833년 잡지에 투고한 단편이 실리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1836년 소설집 『보즈의 스케치』가 출간되었습니다.

 

곧이어 발표한 고아 소년의 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작가의 지위를 확립했습니다.

 

대표작으로 『위대한 유산』,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습니다.

 

1870년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으나 이를 거부했습니다. 같은 해에 뇌내출혈로 세상을 떠났고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안장되었습니다.

반응형